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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2smi by ScsiC

 

왕좌의 게임 시즌5
제6화 가문을 위하여

 

시체로 뭘 하는 거야?

 

일이나 해

 

싫어, 여기 온 지도
몇 주나 됐어

 

말해 줄 때까지
시체 안 닦을 거야

 

나중에 알게 돼

 

- 언제?
- 적절한 때가 올 테니 기다려

 

어서 일해

 

- 게임은 언제 하는데?
- 게임?

 

몰라서 물어?
얼굴 게임 말이야

 

한 번 했는데 불합격했잖아

 

난 시작한 줄도 몰랐어

 

넌 누구지?

 

아무도 아니야

 

마저 일해

 

넌 누구지?

 

왜 여기 있어?
어떻게 오게 됐지?

 

난 웨스터로스에서 왔어
너처럼 말이야

 

영주의 딸이었지
이것도 너와 같아

 

너와 달리 난 외동딸이었고

 

유일한 상속자였어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와 재혼한 여자가
딸을 낳았어

 

계모는 소중한 딸에게
경쟁자가 있는 게 싫었는지

 

날 독살하려고 했어

 

난 그 사실을 알고

 

얼굴 없는 이에게
도움을 청했고

 

아버지는 또 한 번
아내를 잃었지

 

난 그 후로
얼굴 없는 이들을 섬겨

 

내 얘기는 사실일까?
거짓일까?

 

뭐?

 

내가 한 말을 다 믿었어?

 

이제 일해

 

너는 누구냐?

 

너는 누구냐?

 

아리아예요

 

어디에서 왔느냐?

 

웨스터로스에서요

 

고향은 윈터펠입니다

 

대영주 에다드 스타크 경의
막내딸입니다

 

아버지께선 전사하셨죠

 

거짓말이다

 

아버지께서 처형되신 후
수도에서 도망쳐 나왔어요

 

마구간지기를 죽였어요

 

등 뒤에서 찔렀죠

 

거짓말

 

배를 찔렀어요

 

어머니와 오빠를 찾으려 했는데
못 찾았어요

 

월더 프레이에게
살해됐거든요

 

저는 폴리버라는
나쁜 인간한테 납치됐죠

 

사냥개라고 불리는
산도르 클리게인이었어요

 

절 팔아넘기려 했지만
싸우다 다쳤고

 

저더러 죽여 달랬지만
그대로 내버려 뒀어요

 

고통 속에 죽게 뒀죠
증오했으니까요

 

정말 증오했어요

 

거짓말 아니에요

 

소녀는 내게 거짓을 말하고

 

다면신과 자기 자신을 속인다

 

진정 아무도 아닌 자가
되고 싶은가?

 

그래요

 

이런 멍청한 게임은
이제 안 해요

 

게임은 계속된다

 

정말 마을이 나오긴 하는 거요?

 

열매와 뿌리만 먹고는 못 살잖소

 

난 살 수 있는데

 

배가 안 고프단 거요?

 

배야 당연히 고프지

 

여행 동반자로는
별로인 거 아시오?

 

정 한번 붙이긴 힘들군

 

우린 여행 동반자가 아니야

 

지금 여행하고 있잖소
둘밖에 없는데...

 

입 다물 줄은 아나?

 

킹스랜딩에서 펜토스까지
상자에 갇혀서 갔소

 

한 마디도 못 하고 갔지

 

어째서?

 

이제 와서 궁금하다 이거요?

 

티리온 라니스터가 어째서
볼란티스의 매음굴에 있었는지?

 

매음굴이야
안 가 본 곳이 없겠지

 

아버지를 죽였소

 

내게 누명을 씌워서
날 처형하려 하시더이다

 

내가 사랑한 여자와
살을 섞었지요

 

지금 처지야 어떻든
당신 아버지는 좋은 분이었소

 

뭘 안다고 그러지?

 

장벽에 갔다가 뵌 적이 있다오

 

야경대 대원들에 대해 물었더니

 

모두에 대해 잘 알고 계셨소

 

대원들을 마음으로 아끼시더군요

 

야경대에선 뭐라고 기리더라

 

'세상에 다시없을 훌륭한 분'

 

몰랐던 모양이군요

 

정말 미안하게 됐소

 

어쩌다가?

 

나도 그냥 들은 얘기요

 

얘기해

 

장벽 너머로
탐사를 나가셨는데...

 

반란이 있었답디다

 

야경대원한테
살해되셨다고 들었소

 

갈 길이 멀어

 

발라 모굴리스

 

발라 도하에리스

 

더는 갈 곳이 없소

 

브라보스의 모든 치유사에게
데려갔었다오

 

이젠 남은 돈도 없소

 

평생을 아프게만
살아온 아이라오

 

그만 끝내 주고 싶소

 

아파요

 

알아

 

겁내지 않아도 돼

 

나도 그런 적이 있거든

 

병에 걸려서

 

죽어 가고 있었어

 

하지만 아버지께서
날 포기하지 않으셨지

 

날 사랑하셨으니까

 

세상 그 무엇보다도 날 아끼셨지
네 아버지처럼 말이야

 

그래서 여기로 날 데려오셨어

 

아버지는 다면신께
기도를 올렸고

 

나는 이 샘의 물을 마셨지

 

그랬더니 나았어

 

지금은 내 삶을 다면신께 바쳤어

 

이제 아프지 않으면 좋겠지?

 

마셔

 

소녀는 준비됐는가?

 

소녀의 귀와 코와 혀를
내놓겠는가?

 

희망과 꿈과 사랑과 증오

 

소녀의 모든 것을 포기하겠는가?

 

영원히

 

아니군

 

아무도 아닌 자가 될 준비는
되지 않았어

 

하지만 다른 사람이 될 준비는
된 것 같군

 

왜 하필 대너리스요?
이럴 가치가 있소?

 

내 기억으로는

 

모몬트 가가 타가리옌 가에
대항했던 걸로 아는데

 

믿음 같은 게 있나?

 

믿는 건 많지

 

인간 이상의 존재를 말하는 거야

 

신, 운명

 

세상이 누군가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 같나?

 

- 아니
- 내 생각도 그랬지

 

당신처럼 회의론자였으니까

 

그런데 한 소녀가 세 개의 알과
불길 속으로 들어가는 걸 봤지

 

새까맣게 탄 해골만
남아 있을 줄 알았는데

 

대너리스가 그대로 있더군

 

온전한 모습으로
새끼 용들을 안고 나왔지

 

새끼 용의 노래를
들어 본 적 있나?

 

없소

 

그걸 듣고 나면 믿음이 생겨

 

훌륭한 여왕이 된다는
보장은 없잖소

 

물론 그렇지

 

타가리옌 가는 광기로 유명한데

 

대너리스가 세상을 정복하면
어떻게 되는 거요?

 

천 년 동안
평화와 번영을 누리게 되나?

 

우선 함께 세상을 정복해야겠지

 

함께?

 

당신 꿈이 이뤄진다 칩시다

 

난쟁이 적 하나에
대너리스가 기뻐 날뛰며

 

내 목을 친 다음
당신을 다시 받아들이고

 

당신은 웨스터로스로 진격해
모든 적을 물리친다 칩시다

 

힘든 고비를 넘기고
대너리스가 철왕좌에 앉아

 

여왕으로 칭송받으면
그다음은?

 

여왕께서 통치하시겠지

 

단 하루도 웨스터로스에서
살아 본 적 없는 여자가

 

웨스터로스를 통치하는 게
정의라는 거요?

 

- 자격은 충분하셔
- 어째서요?

 

재미 삼아 사람을 산 채로
태워 죽인 왕의 딸이라서?

 

- 노예선이야
- 왜 정박해 있는 거요?

 

아마도 잠시 정박해...

 

물을 구하러 왔지

 

얌전히 있을 생각이 없군

 

소금 광산에 팔까?

 

상선의 노예도 괜찮겠어

 

힘 좀 쓸 것 같거든

 

난쟁이 쪽은?

 

저놈을 어디다 써

 

목을 따 버려

 

잠깐만, 얘기 좀 합시다

 

물건은 잘라서 가져가지

 

부적으로 팔면 돼

 

난쟁이의 물건이
행운을 가져다준다더군

 

안 돼, 잠깐 기다려 봐

 

말라붙은 물건만 보고
누가 덥석 사겠소?

 

난쟁이 물건인 걸 확인시키려면

 

진짜 난쟁이를 보여 주는 게
제일 확실하지

 

물건 크기 보면 왜 몰라?

 

알고나 말하시오

 

살 사람을 찾을 때까지
난쟁이는 살려 둔다

 

대너리스 여왕께서
노예를 금했을 텐데

 

노예 만으로 가는 게 아니야
볼란티스로 간다

 

격투장도 다시 열었다던데

 

자유인들끼리
잘도 격투를 하겠군

 

머린에 격투장이 열린 거요?

 

당신 운이 좋았소
거금을 만질 수 있겠소이다

 

칠왕국 최고의 전사가
지금 당신 앞에 있다오

 

저 사람이오

 

저자가?

 

60살은 돼 보이는구먼

 

물론 좀 늙기도 했고
시들시들해 보이긴 하지요

 

하지만 보기와 달리
수많은 전투를 치른 노련한 전사요

 

저 사람에 대한 노래도 있소

 

사실인가?

 

라니스포트에서의 마상 시합에선
제이미 라니스터까지 이겼소

 

왕시해자를 이긴 거요

 

마상 시합이랬나?
고작 마상 시합이라고?

 

귀족 자제들이나 즐기는
고상한 경기잖아

 

머린의 격투사들한테는
한주먹거리지

 

도트락의 피의 형제를
죽인 적도 있다

 

헛소리

 

아니다, 녀석의 이름은 쿼소

 

칼 드로고의 피의 형제였다

 

노예 만으로 가서
내 손에 검을 쥐여 주면

 

증명해 보이지

 

아이들이 있습니다
한 푼만요

 

베일리쉬 경

 

뭐요?

 

란셀 라니스터

 

란셀 형제입니다

 

가문의 이름은 버렸습니다

 

쉽게 버릴 가문은 아닐 텐데

 

그동안 수도가 많이 변했습니다

 

오수로에 포도주를 버리고

 

거짓 신의 동상을 부수고

 

믿음이 없는 자들을
추방했습니다

 

잘했군요

 

대비님의 부름에
황급히 오는 길이요

 

전갈을 보내 늦겠다고 하리까?

 

조심하는 게 좋을 겁니다

 

달라진 킹스랜딩은
매춘을 용서하지 않습니다

 

당신이나 나나
환상을 파는 사람들이오

 

내 쪽이 좀 더
즐거운 환상일 뿐

 

현명한 처사라고 생각하십니까?

 

하이가든의 후계자를
체포하시다니요

 

내가 아니라
신군이 체포한 거지요

 

대비님의 지시에 따라
재건된 신군일 텐데요

 

왕께서 지시하신 겁니다

 

로라스 경의 퇴폐 행위가
왕의 잘못인가요?

 

티렐 가가 이 모욕을
참아 줄까요?

 

모욕을 참는다라...

 

모욕을 당한 쪽은 납니다

 

나와 정혼한 로라스 경이
남자와 뒹굴고 있었으니까요

 

취향이란 게 있지 않습니까

 

취향도 참 특이하군요

 

라이사 아린은

 

혐오스러운 여인이었는데 말이죠

 

미안하군요

 

아직 애도 중이실 텐데요

 

라이사는 훌륭한 여인이었고
착한 여인이었습니다

 

사실이 아닌 건
경도, 나도 알지요

 

아들이 참 안됐네요

 

베일의 영주로 이끌어 줄
계부가 생긴 게 그나마 다행이지요

 

그 심정은 제가 잘 압니다

 

저 역시 어린 나이에
양친을 잃었지요

 

웨스터로스에 전쟁이 일어나면
베일은 왕을 위해 싸울까요?

 

로빈은 제 조언에
귀를 기울이곤 하지요

 

늘 충성을 다하라고
충고했습니다

 

잘됐군요

 

용건이 더 없으면 가 보시죠

 

드릴 말씀이 또 있긴 합니다

 

전서조를 통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한 일입니다

 

아리아 스타크를 찾는 일을
맡겨 주셨을 땐

 

부끄럽게도 실패했지만

 

산사 스타크를 찾았습니다

 

멀쩡히 살아서
고향에서 지내더군요

 

윈터펠에 있습니다

 

그럴 리가 없어요

 

제 정보는 정확합니다

 

루스 볼튼이 산사 스타크를
램지와 혼인시키려 한답니다

 

서자였지만 최근 토멘 왕께서
적자로 인정해 주셨지요

 

루스 볼튼은 내 아버지께서
북부의 왕 자리에 앉혀 주셨소

 

맞습니다, 자신이 섬기던 왕에게
칼을 꽂은 대가였지요

 

배신자를 믿는 게 아니었는데

 

북부에서 입지를 다지려면
스타크 가와의 혼인이

 

북부인들의 적과
손잡는 것보다 낫겠지요

 

그자와 그 사생아 아들의 가죽을
깃발에 그려진 대로 벗겨 버리겠어

 

인내심을 가지십시오

 

인내심?

 

산사는 내 아들을 죽였고
루스 볼튼은 반역자요

 

또 다른 반역자인 스타니스가
윈터펠을 향해 진군하고 있습니다

 

싸우게 두십시오

 

칠왕국의 적들이
서로 싸우도록 두는 겁니다

 

그리고 승자에게서
윈터펠을 빼앗으세요

 

윈터펠까지는 1,500Km가 넘어요
이미 겨울도 시작됐죠

 

그래서 빨리 쳐야 하는 겁니다
승자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요

 

숙부이신 케반 경이
지휘하면 될 겁니다

 

케반 경은 부엌 쥐보다도
겁이 많은 사람이에요

 

제이미 기사를 보내지요

 

민감한 외교 문제를
해결하러 갔어요

 

언제 돌아올지 몰라요

 

제가 좀 도와 드리지요

 

베일의 기사들은
최고의 실력자들입니다

 

얼음과 눈 속에서도
싸우게 훈련했지요

 

미안한 얘기지만

 

경은 대금업자에 매음굴 운영자지
군사와는 거리가 멉니다

 

대신 라니스터 가의 군사력도
왕실의 재산도 축나지 않을 겁니다

 

잃어 봤자
매음굴 운영자 정도겠지요

 

그래서 성공하면요?

 

북부의 왕 자리를
제게 주십시오

 

저녁에 폐하께 말씀드리지요

 

포고령을 내리라고 하겠어요

 

윈터펠에 사자 깃발이
흩날리도록 하겠습니다

 

약속을 지켰다는 의미로

 

산사 스타크의 머리를
말뚝에 꽂아 보이세요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끝까지 섬길 것입니다

 

내일 여쭤 볼 거야

 

- 안 된다고 하시면?
- 그럴 리가 없어

 

너무 오래 기다렸어

 

널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지금 당장

 

왜 그래?

 

나랑 혼인하려는 게
우리가 정혼해서야?

 

아니면...

 

안 돼, 아직은

 

왜?

 

누가 보면 어떡해?

 

너는 내 아내가 될 거고

 

나는 네 남편이 될 거야

 

정원 정도는 함께 걸을 수 있어

 

함께 걸어 본 여자들이
몇이나 돼?

 

질투할 때 눈 찡그리는 거
정말 예뻐

 

찡그린 적 없어
대답이나 해 줘

 

참 아름다운 한 쌍이야

 

라니스터 가와
마르텔 가의 만남이라

 

그게 얼마나 위험한지
저 아이들은 전혀 몰라

 

우리가 지켜 줘야 한다

 

그렇습니다, 왕자님

 

도끼를 손에 놓은 지
오래됐을 텐데

 

휘두르는 법을 잊진 않았겠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태양처럼 흰 살결을 지닌
돈 남자의 아내여

 

그녀의 입맞춤은
봄보다 따뜻했다네

 

검은 강철로 만든
돈 남자의 칼날이여

 

그 칼날의 입맞춤은
무엇보다 끔찍했지

 

목욕하며 노래를 부르는
돈 남자의 아내여

 

복숭아만큼이나
달콤한 목소리로...

 

이제 그만 좀 하지

 

지금부터가 진짜인데요

 

눈에 띄지 않아야 하는데
억양 때문에 다 들키겠어

 

마지막은 꼭 불러 줘야죠

 

나중에 부르고 저기 좀 봐

 

저곳이 워터가든이야

 

공주님을 구한 다음엔
어쩌실 겁니까?

 

그때 가서 생각하지

 

그러니 손 하나가 날아갔죠

 

굴복하지 않고, 굽히지 않으며
무너지지 않는다

 

오버린을 위하여

 

- 오버린을 위하여
- 오버린을 위하여

 

여기서 아주 편하신가 봅니다

 

미르셀라

 

삼촌

 

어떻게 여기 계세요?

 

조용히 얘기하자꾸나

 

트리스탄 마르텔입니다

 

제 정혼자예요

 

그렇군, 만나서 반갑소

 

갑작스러운 방문이군요

 

둘이 얘기 좀 하게 두시지요

 

서로 어리석은 짓은 맙시다

 

이런 게 어리석은 짓이지

 

당장 가자, 미르셀라

 

다쳤잖아요

 

괜찮을 테니까
일단 우리부터...

 

돌겠군

 

저 애부터 잡아

 

- 따라와
- 싫어!

 

이게 부탁으로 들리나?

 

무기를 버려라!

 

나는 오바라 샌드다

 

오버린 마르텔의 딸이다

 

나는 돈을 위해 싸운다
당신은 누굴 위해 싸우지?

 

무기 버리라고 했다

 

두 손만 멀쩡했어도
제대로 붙었을 거요

 

계집치고 잘 싸우더군

 

정지!

 

벌써부터 구린내가 나는군

 

왜 멈추는 거지?
어서 가세!

 

쓸데없는 뜬소문뿐인 거잖냐

 

어차피 보여 주기 식이야

 

킹스랜딩의 동성애자들을
전부 잡아들였다가는

 

지하 감옥에
남는 자리가 없을 게다

 

렌리와의 관계를 다들 알아요

 

렌리는 칠왕국의 남자애들
절반과 뒹굴었다

 

다들 알면서도 그냥 뒀어

 

왕의 동생이었잖아요

 

로라스는 왕비의 오라비야

 

절대로 안 돼
용납할 수 없다

 

- 세르세이 짓이에요
- 아무렴 그렇겠지

 

우리 가문을 욕보이고
돌려보내려는 수작이야

 

좀 쉬어라
안색이 안 좋구나

 

세르세이는 내가 상대하마

 

여정이 참으로 길었답니다

 

피곤하시겠네요

 

쓸 것도 없을 텐데
펜은 내려놓으시지요

 

'가시의 여왕'이란 명성답게
말을 함부로 하시네요

 

대비께선 몸을 함부로
굴리는 걸로 유명하시지요

 

뭐라고 하셨죠?

 

이 어처구니없는 소동의
장본인이시라는 거 압니다

 

무례한 언사에 대해
사과하신다면...

 

사과하리다
먼저 로라스를 풀어 주시지요

 

로라스 경이 체포됐을 때
저 역시 무척 놀랐습니다

 

저도 그 광신도들을
좋아하진 않지만

 

저는 한낱 대비인 것을요

 

이제 더는
저희 가문에서 제공하는

 

군사와 돈과 곡식이
필요 없으신가 봅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희와 티렐 가의 동맹은...

 

동맹을 운운하시는 분이
저희 가문의 미래를 투옥시켰나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전 체포한 적 없습니다

 

교묘히 돌려서
협박을 하시는군요

 

돌리지 않았습니다만

 

라니스터 가와 티렐 가의 동맹으로
나라에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전쟁터가 된 칠왕국을
다시 보고 싶으신가요?

 

타이윈 경을 믿지 않았지요

 

딱히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존중은 했습니다
바보는 아니었으니까요

 

적수와 맞설 때와
손을 잡아야 할 때를

 

구별할 줄 아는 분이었지요

 

라니스터 가에게
적수는 없습니다

 

대사제가 하려는 건
재판이 아니라 사문입니다

 

약식 공청회를 열어
혐의의 진위 여부를 밝힐 건데

 

당연히 사실이 아니겠지요

 

로라스 경은 풀려날 테고
동맹은 계속 이어질 겁니다

 

이 불쾌한 대화에 대해선
완전히 잊게 될 거고요

 

안녕히 가시지요

 

경과 렌리에 관한 소문을
알고 있소?

 

소문엔 관심 없습니다

 

렌리가 세상을 떠났을 때
실의에 빠졌었다고 들었소

 

침대 옆을 뜨질 않았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스타니스의 군대가
들이닥치는데도 말이오

 

제 친구였고

 

왕이셨으니까요

 

조프리 왕이 계셨을 텐데요

 

일곱신께서 인정하신 왕은
조프리 왕이었소

 

렌리를 지지한 것은
잘못이었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프리 왕께
직접 용서받고

 

블랙워터 전투 때는
제가 곁을 지켰습니다

 

렌리의 갑옷을 입고 말이지요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거요?

 

간음

 

남색, 신성 모독

 

모두 아닙니다

 

렌리와 잠자리를
가진 적이 없소?

 

없습니다

 

그 어떤 남자와도 그런 적 없소?

 

없습니다

 

가도 좋소, 로라스 경

 

할 만큼 한 것 같군요

 

마저리 왕비님을
증인석에 모시겠습니다

 

저를요?

 

그렇습니다
몇 가지만 질문하지요

 

- 저는 왕비예요
- 그렇지요

 

일곱신의 법에 따르면

 

왕도, 왕비도 성전에선 예외 없이
증언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로라스 경에 대한 혐의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모두 거짓이에요

 

- 모두 말입니까?
- 모두 다요

 

마저리 왕비님

 

일곱신 앞에 맹세코
무죄인 게 확실합니까?

 

왕비님께서 아시는 한
거짓 혐의란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왕비님

 

이 남자를 압니까?

 

 

아주 잘 압니다

 

하이가든의 후계자
로라스 티렐 경이지요

 

어떻게 만났소?

 

제가 모신 분입니다

 

저를 마음에 들어 하셔서

 

처음 만난 날
방으로 부르시더군요

 

그 방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소?

 

아주 은밀한 관계를 맺었습니다

 

잠자리를 가졌소?

 

그 후로도 자주 그랬습니다

 

거짓말

 

거짓말입니다

 

당신의 주장을
증명할 사람이 있소?

 

 

마저리 왕비님이 아십니다

 

얼마 전 제가 방에 있을 때
오신 적이 있습니다

 

놀라지도 않으시더군요

 

이건 훌륭한 가문에 대한
모욕입니다

 

대체 이 세상 그 누가

 

하이가든의 후계자보다
종자를 믿겠습니까?

 

몸에 점이 있습니다

 

허벅지 위쪽이지요

 

포도주 빛깔에
돈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거짓말!

 

이게 뭐 하는 짓이오?
비키시오

 

이 정도 증거면
정식 재판을 열기에

 

충분하리라 사료됩니다

 

피고는 로라스 경과

 

마저리 왕비입니다

 

뭐요?

 

일곱신 앞에서 위증하는 것은
그 어떤 죄보다 중한 죄입니다

 

모시게

 

이거 놔요

 

토멘

 

토멘!

 

이럴 수는 없어요
난 왕비라고요

 

토멘, 토멘!

 

감히 왕비한테 무슨 짓이냐?
이 손 놓지 못해!

 

토멘!

 

무슨 일이죠?

 

램지 경께서
목욕 시중을 들라 하셨습니다

 

깨끗한 몸으로
남편을 맞으셔야지요

 

정말 아름다우세요

 

계속 노력하셔야 할 거예요

 

램지는 싫증을 잘 내거든요

 

자칫하면 아가씨도...

 

다른 여자들처럼 될 거예요

 

누구 말이죠?

 

그런 얘긴 할 수 없어요

 

빨간 머리를 다시 보니 좋네요

 

이젠 숨길 것도 없지요

 

누굴 얘기한 거죠?

 

우선 키라가 있었죠
대장장이의 딸이랍니다

 

아가씨처럼 큰 키에
몸매가 아름다웠어요

 

그런데 말이 어찌나 많은지
입을 다물지 않더니

 

램지가 곧 싫증을 내더군요

 

다음은 바이올렛이었어요

 

금발이 정말 아름다웠지만

 

임신을 해 버린 거예요

 

싫증 날 만하죠

 

그리고 탠시도 있었어요

 

정말 착한 애였죠

 

그런데 착한 여자들이
좀 지루하잖아요

 

시간이 지나면 말이죠

 

그 날은 저도
사냥에 데려가 줬답니다

 

사냥이요?

 

개들이 뜯어먹고 남은 시체를
보신 적 있나요?

 

별로 예쁘진 않더군요

 

어쩌나
오늘 혼인하실 분인데

 

제가 괜한 얘길 했네요

 

이름이 뭐라고 했죠?

 

미란다예요

 

언제부터 램지를 사랑했죠?

 

램지와 영원히
함께할 줄 알았는데

 

내가 그 꿈을 깼군요

 

나는 윈터펠의 산사 스타크예요

 

여긴 내 집이고
난 당신 따위 겁나지 않아요

 

목욕은 다 하셨나요?
아가씨

 

내가 마무리할 테니 나가요

 

 

신수까지 모시려고 왔습니다

 

외람되지만 제게 팔짱을 끼시지요

 

싫어요

 

램지 경께서
그렇게 모셔 오라셨습니다

 

손도 대지 않을 거예요

 

부탁입니다

 

벌을 받게 될 겁니다

 

무슨 일을 당하든 상관없어요

 

오늘 밤 옛 신들 앞에
나서는 이 누구요?

 

스타크 가의 산사가

 

혼인을 위해 나섰습니다

 

성숙한 여인이며
고귀한 가문의 적통이

 

신들의 축복을 받고자 합니다

 

이 여인을 인도받을 이는
누구입니까?

 

볼튼 가의 램지입니다

 

드레드포트와 윈터펠의
후계자입니다

 

인도할 이는 누구입니까?

 

그레이조이 가의 테온입니다
신부의...

 

신부의 부친께서
제 후견인이셨습니다

 

산사 아가씨, 이 사람을
남편으로 받아들이겠소?

 

받아들이겠습니다

 

기쁘시오?

 

다행이오
당신이 행복하길 바라오

 

아버지께 듣자니
아직 처녀라던데

 

맞습니다

 

이유가 뭐요?

 

어째서 아직 처녀인 거요?

 

난쟁이가 무서웠소?

 

티리온 경은 친절하셨습니다

 

점잖은 분이라
제게 손을 대지 않으셨죠

 

거짓말은 아니겠지요?

 

아닙니다

 

혼인 첫날밤부터
남편에게 거짓말을 한다면

 

혼인 생활의 첫발로
적절치 못할 거요

 

우리는 이제 부부니까

 

서로 숨기는 게 없어야겠지요

 

안 그렇소?

 

그렇습니다

 

좋소

 

옷을 벗으시오

 

아니, 아니지

 

너도 여기 있어야 해

 

지켜봐야지 않겠나?

 

했던 말을 또 해야 하오?

 

같은 말 하는 거 싫어하는데

 

구린내

 

지켜보라고 했을 텐데

 

산사가 어릴 때부터 봐 왔잖아

 

여인이 되는 모습도 지켜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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